경쟁사회의 충실한 일원이었던 스가와라 코우시가 반복되는 회색 일상에 환멸을 느끼고 회사를 그만둔지는 올해로 5년이 되었다. 도쿄와 사이타마 사이, 그러니까 행정구역상 확실한 도쿄지만 분위기는 사이타마의 그것인 중간지역에 카페 스가스가시가 개업한 것 또한 5년이 되었다. 퍽 열심히 했던 공부 덕에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대학을 졸업해 또 누구나 이름을 들으면 알만한 직장에 취업한 스가와라는 그로부터 삼년이 조금 못 되던 때에 좆같은 사회(그는 정말로 이렇게 말했다.)라는 모두의 심경을 대변하는 말을 사표와 함께 던지고 회사를 그만두었다. 아 이렇게 치이고 치이다가는 진짜 죽겠는데. 농담이 아니라 스가와라는 정말 근 삼년간의 직장생활에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 계속되는 야근, 야근, 야근. 거기에 마음 맞지 않는 직장동료들과의 불화를 조금 얹어주고 자꾸만 음흉한 눈으로 자신을 쳐다보는 과장을 조미료로 쳐주면, 고객님, 주문하신 퇴사 나왔습니다.

   하지만 스가와라가 처음부터 카페같은 것을 차릴 생각이 있던 것은 아니었다. 조금 쉬면서 다른 직장을 알아볼 참이었다. 돈을 조금 덜 벌더라도 목숨부지는 할 수 있는 직장으로. 굳이 대기업이 아니어도 좋으니까 일상의 행복 같은 걸 느낄 수 있는 정도로만 일 할 수 있는 데로. 그런 스가와라가, 좋아하는 커피를 묻는다면 믹스커피 아니면 자판기 밀크커피를 당당히 외치는 스가와라가 무려 카페를 차린 데에 사실 거창한 이유는 없었다. 카페라는 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니까. 거길 내가 만들면 어떨까 싶었어. 일이 대충 잘 풀렸기에 망정이지 진짜 대책없는 걸 아냐며 같은 건물에서 꽃집을 하고 있는 야쿠가 스가와라에게 말했었다. 야쿠의 말대로 카페는 대충 잘 굴러갔다. 붐비진 않았지만 어떻게 매 달 입에 풀칠을 할 정도는 되었다. 간간히 인테리어가 예쁜 카페라며 SNS에 올라올 때에만 손님이 몰리고 그중 몇은 단골의 수순을 밟는 곳. 카운터 바로 맞은 편의 의자에 앉아 저마다의 일을 하는 손님들을 볼 때면 스가와라는 종종 가게의 이름을 되뇌었다. 제 이름과 닮아 지은 장난스러운 작명이긴해도 뜻대로의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담은 이름이었다. 스가스가시(清清しい). 상쾌하고 시원하고 산뜻한 곳. 잠깐이라도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그런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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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는 작았다. 말 그대로 작았다. 임대료를 감당하기에 이것보다 큰 곳은 무리였기 때문이었다. 작은 주방, 주방 안쪽에 쪽문으로 난 작은 창고, 테이블 하나에 의자 둘. 카페 스가스가시에 있는 전부였다. 이 작은 공간에서 먹고 살 만큼의 돈이 나온다는 것에 스가와라 본인이 가끔 신기해질 정도로, 스가와라의 대학시절 전공을 살려 말해보자면 소담스럽다는 말이 어울리는 공간이었다(그는 국문학을 전공했다.). 사장 스가와라의 하루는 여덟시 쯤에 시작된다. 셔터를 올리고, 머신 전원을 켠 후에 밤새 앉은 먼지를 털어내면 삼십 분 정도가 지나있다. 찬장 안 커피 재고를 대충 헤아리고 완전하게 정신을 차릴 겸 바닐라 라떼 한 잔을 내리고 있으면 등 뒤로 문에 달아놓은 벨이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오픈 손님은 열에 아홉은 카게야마다. 스포츠 장학생으로 도쿄의 대학교를 다니고 있다는 이 미야기 출신 손님은 거의 매 학기 시간표 짜는 것을 망치고 있어서 일주일에 세 번은 1교시 수업을 듣기에 본의 아니게 근 2년째 카페 스가스가시의 최다 오픈 손님 타이틀을 놓치지 않고 있었다. 스가와라와도 안면이 있는 아주머니의 건물 옥탑방에 세를 들어 살고 있는데 괜히 배고프던 대학시절 생각이 나서인지 카게야마의 메뉴에는 좀 더 신경을 쓰게 되는 것이 사실이었다.


   “안녕하세요. 스가와라 상.”

   “네. 좋은 아침이에요.”


   척 봐도 피곤에 절은 얼굴을 하고 있는 사람에게 좋은 아침이라는 말을 해도 되는 것인지 망설였지만 객관적으로 오늘 아침은 좋았다. 정오쯤엔 날씨가 얼마나 좋을 작정인지 해가 뜬지 얼마 되지 않은 아침부터 하늘이 쾌청했다. 스가와라의 인사에 카게야마는 고개를 끄덕이며 매일 마시는 메뉴를 주문했다.

  

 “캬라멜 마끼아또 하나 부탁드립니다.”


   날렵하게 잘생긴 얼굴만 본다면 에스프레소나 아메리카노를 마시게 생긴 카게야마지만 입맛은 퍽 귀여웠다. 달달한 맛을 좋아하냐는 물음에 부끄러운지 약간 굳은 얼굴을 하고도 고개를 끄덕였던 게 1학년 때의 일이었다. 굳이 400엔이라고 말하지 않아도 이 예의바른 학생은 매번 정확히 사백엔을 현금으로 계산한다. 특별히 캬라멜 시럽을 한번 더 펌핑하고 커피를 내리자 하품소리가 들려왔다.


   “피곤해보여요.”

   “오늘부터 시험이라서요. 교양과목 공부는 계속 봐도 무슨 말인지를 모르겠어서...”

   “다 그렇죠 뭐. 과목 이름이?”

   “고전문학의 이해요.”

   “어쩌다 그런 걸 듣게 됐어요.”

   

   완성된 커피를 내어주며 안타까운 투로 묻자 저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흔든다. 화이팅해요. 스가와라의 말에 감사하다며 꾸벅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는 확실히 체육계 학생 특유의 빠릿빠릿함과 절도가 있었다.


   “버스 시간 다 되어가지 않아요?”


   핸드폰을 확인하고 급하게 한번 더 인사를 한 후에 문을 열고 나가는 장면은 이제 거의 일상의 한 부분이 된 수준이었다.


   “젊은 거 참 좋네.”


   카게야마의 뒷모습을 보면서 한숨을 쉬듯 내뱉어진 말이었다. 물론 액면가로는 누구도 삼십대로 보지 않지마는. 남들이 알았다면 그런 얼굴로 그런 말 하지 말라며 타박을 받았을지도 모르겠다고 스가와라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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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게야마 다음으로 오는 손님들은 웬만해선 직장인들이다. 도쿄의 직장으로 출근을 하기 전 카페에 들러 카페인을 채워넣으려는 목적일테다. 개중에는 이제 스가와라가 차 넘버를 외울 정도로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 이들도 있었다. 공들여 관리하는 티가 나는 은색 아우디 A7은 매일 아홉시쯤이 되면 가게 앞에 미끄러지듯 선다. 자기가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지를 확실하게 알고 있는 사람, 정도로 스가와라는 마츠카와를 평가했다. 클래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수트들과 척보기에도 가격 깨나 나가보이는 시계, 잘 관리된 구두, 넥타이는 언제나 윈저노트. 꼭 맞춘 듯 어울리는 자동차와 매일 아침 한잔(기분이 좋을 땐 사무실 식구들의 것까지 거진 열 잔 가까이)을 테이크아웃해 가는 아메리카노. 고른 구두소리가 어울리는 듯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도 그럴게 도쿄의 증권회사에서 일하고 있다기에 마츠카와는 조금, 아니 꽤 위험한 인상이었으니까. 넌지시 그런 말을 건넸을 때 돌아온 거의 투정이라해도 좋을 푸념과 외형의 불일치에 스가와라는 조금 놀랐던 것도 같다. 물론 지금은 적응을 했지만.


   “좋은 아침. 스가와라 씨.”

   “마츠카와 씨도. 좋은 아침이에요.”

   “음. 사실 썩 좋진 않은데. 이젠 얼굴 보면 대충 감 오죠?”

   “직장인한테 진짜 좋은 아침은 사치잖아요. 매일 하던 거로?”

   “샷 하나 추가요.”

   “많이 피곤하신가보네.”

   “이번에 신입들이 들어왔는데 영... 똥치우느라 힘드네요.”


   덤덤한 목소리로 휴대폰을 바라보며 하는 말에 스가와라는 짧게 웃었다. 포뇨가 그려진 핸드폰 케이스는 이 손님의 취향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웃을 일 아니라니까요. 회사에서 일하는 게 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진짜 그만두고 다른 데 갈까 싶고.”


   말을 마친 마츠카와는 커피가 내려진 컵에 뚜껑을 씌우는 스가와라의 손을 보며 다시 입을 떼었다.


   “스가와라 씨는 원래부터 이 일을 하셨던 건가?”

   “아뇨. 원래는 대학 졸업하고 미나토 구 쪽에서 일했었는데... 도저히 안되겠어서 때려치고 개업한 거예요. 그 전까진 커피같은 거랑은 인연도 없었고요,”

   “미나토 구 쪽이면 내가 알 수도 있겠는데.”

   “어딘지는 못 밝혀요. 하도 주변에 뒷담화만 하고 다녀서.”

   “나도 다 때려치고 카페 하나 차릴까요. 아니면 스가와라 씨가 나 써줘도 좋고.”

   “마츠카와 씨가 오면 없는 아르바이트 자리라도 만들어야죠. 최저시급도 못 드릴텐데 그건 괜찮은가? 알다시피 우리 가게 매출이...”


   우스갯소리에 그건 좀 곤란할지도 하고 대답하며 마츠카와는 내밀어진 커피를 받아들었다.


   “그래도 내가 스가와라 씨 커피 덕에 아침에 정신차려요. 이게 없으면 영 허전하니까 이젠.”

   “더 자주 오세요. 매출이 올라야 아르바이트생을 구하죠.”


   농담에 웃으며 돌아서는 뒷모습에 손을 흔들면 대충 아홉시 반 쯤. 직장인들의 출근 시간이 지나면 찾아오는 손님은 많이 줄어든다. 과제를 하러 온 대학생 몇에 유독 스가와라가 내린 라떼를 좋아하시는 노부부가 들렀다 가면 점심을 먹을 시간이 된다. 단골 중의 단골이라 할만 한 남자가 오는 때도 이맘때 쯤이다. 옆 블럭의 가게에서 사온 도시락을 다 비우고 통을 쓰레기통에 넣음과 동시에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안녕하세요. 스가와라 씨.”


   얼굴을 보지 않아도 목소리만으로 구분할 수 있는 손님 중 하나였다. 거의 매일 보다시피 하니 사실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하기도 했다.


   “어서오세요. 아카아시 씨.”


   남자는 거의 항상 옆구리에 노트북을 끼고 온다. 여기서는 유난히 작업이 잘 되는 느낌이 든다던가. 유독 작업이 많을 때에는 안경을 쓰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맨얼굴이지만 안경을 쓰는 때가 사실 압도적으로 많다. 약 삼년 전 신춘문예에 당선되었다는 이 작가양반은 스가와라보다 한살이 어리다고 했다.


   “늘 하시던 거로?”

   “네. 부탁드립니다.”


   졸음이 가득 내려앉은 표정을 하고 아카아시는 테이블 위에 노트북을 올려두었다. 아카아시의 메뉴는 유독 손이 많이 간다. 초코를 잔뜩 집어넣은 프라푸치노는 외향만으로는 180cm 쯤 되는 인텔리 작가에게는 어울리지 않겠지만 스가와라는 이 손님에게 퍽 어울리는 메뉴라고 휘핑을 얹을 때마다 생각하곤 했다. 그도 그럴게 객관적으로도 꽤 귀여운 면이 있었으니까. 특별히 칩을 더 얹었다고 말할 때 커지는 눈이나 배운 티가 나게 고개를 숙이고 감사하다는 말을 하고 자리로 가 상기된 얼굴로 시럽 잔뜩 뿌려진 휘핑크림을 먹거나 할 때. 만든 사람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게하는 면이 있었다.


   "오늘은 좀 늦으셨네요.“

   "급한 마감을 하고 나와서요. 덕에 밤까지 샜고요.”

   "그럼 특별히 신경을 써드려야겠네.”


   뚜껑이 닫히지 않을 정도로 휘핑크림을 가득 얹은 프라푸치노를 건네자 작게 웃는 얼굴을 보며 마음이 뿌듯해져 스가와라는 함께 웃었다. 컵을 들고 테이블에 가 앉은 아카아시를 바라보며 턱을 괸 스가와라는 노트북 모니터의 조명이 드리운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았다. 우연 같은 건지 살면서 본 제일 잘생긴 사람들을 모두 이 카페를 개업하고 만났지만 유독 눈에 띌 정도라. 잘 배운 도련님 같은 얼굴이라고 스가와라는 생각했다. 얼굴하고 꼭 맞는 직업을 갖고 있다는 생각도. 거 참 잘생기셨네. 흐뭇한 미소를 띄운 채 눈이 마주치자 함께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잘생긴 거 최고다. 정말. 큰소리로 외칠뻔 한 것을 억누르며 스가와라는 마침 들어온 손님에게 여전히 웃는 낯으로 인사를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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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무에 관련된 일인지 연락을 받은 아카아시가 급하게 문을 나선 것이 세시 반 쯤. 하루 중 가장 손님이 적은 때이기도 했다. 아침부터 날씨가 심창치않더니 유리창 너머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맑았다. 햇빛이 창을 통해 들어와 가게 전체를 따듯하게 데워주고 있었으니 스가와라가 꾸벅꾸벅 조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그림자가 확실히 길어졌다 싶을 때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고 스가와라는 퍼뜩 몸을 떨며 잠이 덜 깬 얼굴로 문가를 바라보았다.


   “잠 깨운 거예요? 다시 나갈까?”


   능청스러운 얼굴로 나가려는 시늉을 하는 쿠로오에 스가와라는 웃으며 오라는 손짓을 했다.


   “하나라도 더 팔아야 먹고 살아요. 얼른 들어오세요.”


   쿠로오는 씩 웃으며 카운터 바로 앞 자리에 다리를 꼬아 앉았다. 스가와라는 하품을 두어 번 더 하고는 기계적인 동작으로 샷을 내렸다. 차오르는 컵을 보며 스가와라가 입을 떼었다.


   “회사 일은 어때요? 저번에 진짜 때려칠 거라고 했잖아요.”

   “말은 그렇게 했어도 사실 스가와라 씨처럼 행동력 있는 사람은 아니라. 가게는 어때요?”

   “매번 똑같죠 뭐. 전 그냥 입에 풀칠하는 것만으로도 대충 만족이라.”

   “그만두면 받아줄래요? 여자 손님들 많이 끌어와줄 수 있는데.”

   “예약 아르바이트생들이 많아서요. 대기번호 받아야하는데 괜찮겠어요?”

   “이미 번호표 뽑았는데?”


   능글맞은 얼굴을 하고 받아치는 쿠로오에게 스가와라는 눈을 흘기는 체 하다가 이내 바람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어떻게 한마디를 안 막혀요. 말로 벌어먹고 사는데 별 수 있나. 말로 벌어먹고 산다는 말 그대로 쿠로오 테츠로는 그 매끄러운 목소리와 여유있는 행동이 재산인 사람이었다. 일본 내에서 가장 큰 로펌의 변호사인 그는 오픈 때부터 꾸준히도 가게를 찾는 사람이었다. 일년 내내 아이스 아메리카노만 시키는 취향에 대해 고양이혀냐고 농을 던졌을 때부터 말을 트기 시작해 이제는 장난 섞인 대화를 나누는 데에도 스스럼이 없어졌다.


   “대기 인원이 몇이나 돼요?”

   “글쎄요... 쿠로오 씨 앞으로 한 두세명 쯤 있으려나.”

   “인기 많으시네.”

   “저보단 걔 때문이겠죠.”


   쿠로오의 손에 들린 컵을 가리키며 스가와라는 말했다. 쿠로오는 확실히 이야기하기에 편한 상대였다. 맞장구를 치거나 고개를 끄덕이는 타이밍 같은 것이 적절하다고 해야할까. 이 둘의 대화는 거의 항상 쿠로오가 회사에 대한 푸념을 하고 스가와라가 사장이라는 이름의 특권을 자랑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 자리에서 일어나 내일 출근해야한다며 어깨를 수그리는 것에 돈 생각을 하면 좀 낫지 않냐고 위로를 보냈다. 진짜 돈 때문에 한다. 돈 때문에. 한숨처럼 터져나온 말에 힘내라는 제스쳐를 해보였다. 손님의 기분을 살피는 것 또한 카페 주인의 일 중 하나일지도 모르겠다고 스가와라는 종종 생각하곤 했다.

   계산을 마치고도 여즉 처진 어깨를 한 쿠로오를 배웅하고 저녁시간에 들르는 손님들을 보내고나니 마감시간이 되었다. 설거지를 마치고 하루치 정산을 하고 나면 매번 어째저째 마진은 남겨지는 게 신기하다고 생각하면서 스가와라는 앞치마를 벗었다. 셔터를 내리고 퇴근하는 길에 맥주한 캔을 사 들고가는 것이 스가와라의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이었다. 안주로는 맵게 볶은 문어를 곁들일 생각이었다. 지극히 일상적이었고 예상치 못한 무언가가 끼어들 틈이라고는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날들의 반복이었다. 그러므로 다음 날 아침, 엄청나게 큰 장미 꽃다발이 떡하니 가게 앞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스가와라로서는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었다.


   「好きです。愛しています。」


   좋아해요. 사랑하고 있어요. 꽃 사이에 꽂혀있는 진주색 카드에는 프린팅 된 글씨로 그렇게나 따듯하고 붉은 장미꽃잎에서 갓 따옷 듯한 말이 적혀있었다. 스가와라는 한참동안 꽃다발을 내려다보다가 고개를 들어 주변을 둘러보았지만 보이는 이라곤 이제 막 오픈준비를 마친 옆 가게의 야쿠 뿐이었다. 꽃다발을 보고 놀라는 표정을 보니 일단 야쿠는 이 당황스러운 사건의 범인이 아닌듯했다. 아니 애초에 야쿠는 애인이 있는데.


   “이게 웬 거야?”


   놀란 표정의 야쿠가 물어오는 것에 스가와라는 한숨을 폭 내쉬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모르겠어.”


   진짜, 진짜로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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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는 인기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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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번 편에 나온 컾링만

카게스가/마츠스가/아카스가/쿠로스가 쯤 되려나요 껄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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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에에에전에 트위터에서 썰 풀었던 것처럼 사장얼굴이 가장 스가스가시한 카페를 보고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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