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눈을 뜬 오이카와를 반긴 것은 언제나 그래왔듯 작열하는 태양빛이었다. 밝은 빛에 익숙해지지 않아 몇 분을 눈가를 찡그리는 데에 할애했다. 닫힌 문을 열고 나온 오이카와는 매캐한 담배냄새에 겨우 폈던 눈가를 다시 찡그렸다. 차의 보닛 위에 걸터앉아 사이좋게 맞담배를 피우던 형제는 오이카와와 마찬가지로 잠이 덜 깬 얼굴이었다. 고개를 살짝 까닥이며 인사하자 스가와라가 담배를 쥐고 있던 손을 흔들었다. 쿠로오는 두어 번 더 필터를 빨아들이곤 어디서 꺼냈는지 모를 물을 수건에 묻혀 얼굴을 닦았다. 여즉 담배를 태우는 스가와라의 옆에 앉아 오이카와는 길게 하품했다.

   

   “피곤하죠? 잠자리가 영 편하질 않았을 테니까.”

   “조금이요. 그래도 길보단 낫죠.”


   오이카와의 대답에 스가와라는 웃었다. 소리없이 웃는 얼굴은 자욱한 담배연기와 합쳐져 금방이라도 스러질 것 같기도, 이세상 것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스가와라는 고개를 반대로 돌려 깊이 숨을 들이쉬곤 필터까지 타버린 담배를 멀리 던졌다. 내쉬는 숨이 길었다.


   “오늘은 제대로 된 곳에서 묵을 수 있을 거예요. 캘리포니아 근처까지 왔다고 했으니까.”


   오이카와는 고개를 끄덕이며 도시에 가 할 일들을 생각했다. 비행기표를 잡고, 가족들에게 연락하고, 경찰서에 들러야 할지도 몰랐다. 그리고 작별을 준비해야했다. 이건 필연적이었다. 오이카와는 문득 서글픈 마음이 들어 고개를 돌리고 저 멀리의 선인장을 바라보았다. 서부의 풍경을 더는 보지 못한다는 아쉬움 정도로 오이카와는 이 감정을 정의하기로 했다. 어디나 똑같고, 이젠 거의 보잘 것 없게 느껴지는 모습이었지만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다. 스가와라는 언제 세수를 했는지 물기 어린 얼굴로 마른 수건을 건넸다. 오이카와는 물을 수건에 묻혀 얼굴과 목 언저리를 문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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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끝없이 이어진 도로를 달리는 내내 스가와라는 책을 읽고 음악을 듣느라 분주했다. 글로브 박스에서 새 책을 꺼낸 스가와라는 한참동안 책을 들여다 보았다. 오이카와는 곁눈질로 책의 표지를 살폈다. 안나 카레니나. 톨스토이였는지, 도스토예프스키였는지 순간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 책 읽어봤어요?”

   “아뇨. 너무 긴데다가... 러시아 글은 읽기가 어려워서요.”

   “첫 문장은 들어봤죠?”

   “글쎄요. 기억이 잘.”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지만, 불행한 가정은 모두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 명문名文이에요. 정말 좋아해요.”


   불행한 가정의 사람으로서 사랑하지 않을 수 없잖아요. 스가와라의 말에 오이카와는 이렇다 할만 한 대답을 하진 못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 그로서는 최선이었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쿠로오가 라디오의 볼륨을 높였다. 몇 주 째 빌보드 차트의 1위를 내어주지 않는다던 노래가 울렸다. 그 한곡이 채 넘어가기도 전에 스가와라는 신경질적으로 다른 주파수를 찾았다. 도무지 들어줄 수가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몇 번인가 버튼을 조작하던 스가와라는 한 채널에서 손가락을 멈췄다. 적게 잡아도 삼십 년은 되었을 노래가 차 안에 가득 퍼졌다.


   “구려.”

   “왜 좋잖아. 이미 버려지고 반쯤 잊혀진 것들이 마음 편해. 불안하지 않으니까. 난 이런 점에선 미국인들이 좋아. 자신들의 옛날을 사랑해 마지않는 거.”


   쿠로오의 일갈에도 스가와라는 꽤나 그럴싸하게 그 옛날 노래를 변호했다. 웰컴 투 디 호텔 캘리포니아아아. 서치 어 러블리 플레이스... 질책이 퍽 기분나빴는지 스가와라는 소리내어 노래를 부르기까지 했다. 나쁘지는 않은 선곡이라고 오이카와는 생각했다. 상황에 잘 맞는 음악이었다. 호텔 캘리포니아에 어서 오세요오오. 이 어찌나 사랑스러운 곳인가요. 물론 얼마가지 않아 묵을 호텔에선 이렇게 인사하지 않겠지만. 오이카와는 기타 소리를 들으며 느리게 눈을 깜빡였다. 기타 리프만으로도 쓸만 한 곡이었다. 이후로 케케묵은 몇 노래들을 듣고 나서야 스가와라는 라디오를 쿠로오에게 맡겼다. 들려오는 노래들은 귀를 거쳐 사막으로 묻혔다. 창밖에선 눈에 걸리적대는 것들이 많아졌다. 도시와 가까워지고 있다는 증거였다. 거의 무너졌다고 무방한 식당에서 아침 겸 점심 끼니를 해결하고 해가 정수리 바로 위를 완전히 벗어나고 나서야 보라색 차는 묵을만 한 호텔에 멈췄다. 축 처진 눈의 사십대 쯤 되어보이는 여자는 역시나 호텔 캘리포니아를 부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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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 개의 방을 잡고 키를 받은 오이카와는 방에 들어가자마자 침대에 몸을 던졌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안락함이었다. 발을 까딱일 때마다 울리는 스프링 소리는 무시하기로 했다. 두어 번 좁은 침대 위를 구른 오이카와는 끄트머리의 칠이 벗겨진 천장을 응시했다. 벽지의 무늬가 총 몇개로 이루어졌는지 궁금했지만 세는 것은 그만두었다. 굳게 닫힌 창문 너머의 일몰을 바라보았다. 구름이 분홍색이었다. 눈을 꾹 감고 뜨는 것과 동시에 노크 소리가 들렸다. 오이카와는 느릿하게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틀에 팔꿈치를 댄 채 기대 선 스가와라가 있었다.


   “섹시한 포즈네요.”

   “이정도는 돼야 문 열어줄 것 같아서. 들어가도 되죠?”


   오이카와는 동의의 표시로 어깨를 방쪽으로 살짝 젖혔다. 스가와라는 고양이 같은 몸짓으로 그 틈을 파고들었다. 침대 맞은 편에 마련된 작은 테이블과 의자 두 개는 싱글베드의 방에는 맞지 않는 것이라 생각했었지만 오이카와는 곧 생각을 고쳤다. 불시의 방문도 예상하는 호텔 주인의 배려심과 아무 생각 없이 가구를 두었을 그의 행동을 기막히게 꾸며낸 자신에게 속으로 박수를 보냈다.


   “내 방보단 좁네요. 그래도 이 방엔 의자가 두 개나 있으니까. 저기 턴테이블도 있네요. 뭐 거의 스위트룸인데?”


   창 밑에 놓여진 턴테이블을 가리키며 스가와라가 말했다. 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난 그는 창가로 가 턴테이블을 둘러보았다.


   “먼지 봐. 청소를 전혀 안 하나봐요.”

   “작동은 안 될 것 같죠?”

   “바늘이나 한번 올려볼까요?”


   오이카와가 고개를 끄덕이기도 전에 스가와라는 바늘을 먼지 쌓인 LP 위에 올렸다. 몇번인가 잡음이 들렸으나 스가와라가 입바람으로 먼지를 털어내자 꽤 선명한 소리가 들렸다. 오이카와도 들어본 적이 있는 음악이었다. 물론 제목은 알지 못했다. 어깨를 몇번인가 들썩인 스가와라는 자리에서 일어서 오이카와에게 다가와 말했다.


   “우리 춤춰요. 이렇게 좋은 음악인데 춤을 안 출 수는 없잖아요.”


   말을 마치고 곧바로 손바닥이 보이도록 두 손을 내미는 것에 오이카와는 말이 채 이해가 되지 않았음에도 그 손을 맞잡았다. 스가와라는 아까처럼 몇번 어깨를 들썩이곤 발을 앞뒤로 움직였다. 오이카와도 곧 따라했다. 혹여 발을 밟을까 아래만 내려다보고 있던 시선을 조금 올리자 스가와라와 눈이 마주쳤다. 불에라도 덴 듯 급히 고개를 숙이는 오이카와에 스가와라는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비슷한 리듬의 곡들이 서너번 반복되었고 비슷한 움직임 또한 그와 비례해 반복되었다. 오이카와는 점점 고개를 들었고 마지막 음악이 흘러나올 쯤엔 스가와라와 눈을 맞추고 있었다. 숨소리가 들릴 정도로 얼굴을 가까이했으나 스가와라가 눈을 감지 않아서 키스하는 것은 그만두었다.

   음악이 멎고 스가와라는 기다렸다는 듯 울음을 터트렸다. 소리내지 않고 우는 것에 오이카와는 기꺼이 움켜잡을 셔츠의 가슴팍과 품을 내어주었다. 스가와라는 곧 오이카와의 목에 팔을 감고 어깻죽지를 눈물로 적셨다. 어깨를 감싸주는 것 밖에는 더 해줄 일이 없었다. 함께 춤을 췄던 시간과 비슷하게, 아니 어쩌면 더 긴 시간을 울고 내버려두는 데에 할애한 스가와라와 오이카와는 미리 말을 맞추기라도 한 듯 떨어졌고 스가와라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섰다. 오이카와는 스가와라가 앉았던 의자에 앉아 축축한 어깨를 만졌다. 해는 거의 져 창밖이 붉었다. 마른세수를 몇번인가 한 오이카와는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잔뜩 구겨진 종이봉투를 옆구리에 낀 쿠로오였다. 개인실에 찾아오는 손님이 지나치게 많은 것 같다고 오이카와는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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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가와라가 우는 것을 봤다고 먼저 입을 뗀 쿠로오는 허락도 구하지 않고 침대에 걸터앉아 주머니 속에 넣어두었던 담배를 꺼내 물었다. 불을 붙이는 것을 보고 오이카와는 그의 무례를 지적하는 대신 창문을 열었다. 천장을 향해 연기를 내뿜은 쿠로오는 왼손으로 머리를 몇번 쓸어올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그에게서 들은 이야기는 대충 예상은 했지만 또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기도 했다. 아주 간결하게 요약하자면 그와 스가와라는 아버지가 같은, 이복형제라고 했다. 스가와라의 어머니는 소위 말하는 본처였고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하룻밤 연인이었으나 자신을 낳자마자 집 대문 앞에 두고(그는 버렸다고 표현했지만) 가서 얼굴을 본 적은 없다고. 아버지와는 전혀 닮지 않은 얼굴이니 저처럼 생긴 여자일 것이라 대충 짐작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집안은 퍽 유복해서 금전적 부족함은 없이 자랐지만 아버지는 천성이 밖으로 도는 이였고 지병이 있던 스가와라의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나서는 정신을 차려보니 기댈 사람이 서로 밖에 없었다는 이야기도 했다. 스가와라의 어머니의 장례를 치른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아서 새어머니가 집에 들어왔고 그 후로 얼마 지나지않아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해 명을 달리했다는 말로 이야기는 끝을 맺었다. 유산 상속이 끝나자마자 둘은 집을 나왔다고 했다. 그 이후로는 동부에 발도 들이지 않았다는 말도 따랐다. 가만히 이야기를 듣고 있던 오이카와는 한가지의 질문만 덧붙였다.

   “왜 저한테 이런 이야기를 하세요?”

   “코우시가 우니까.”

   우니까. 쓴 약 같은 말을 혀끝에서 굴리다 침을 삼켰다. 아마도 세번째 쯤 될 담배꽁초를 침대헤드 위 벽에 비벼 끈 쿠로오는 봉투를 들고 일어서며 말했다.

   “밖으로 나와요. 불꽃놀이 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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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 나와있었는지 스가와라는 밖에 서 있었다. 붉은 눈가가 여즉 남은 울음기 때문인지 노을 때문인지는 묻지 않기로 했다. 늦었다는 모나지 않은 힐난에 쿠로오는 손에 쥐고 있던 봉투를 벌려 안에 든 것을 꺼냈다. 일본에서도 본 적이 있는 얇은 막대폭죽이었다. 꼭 시멘트를 발라놓은 듯 못생겨서 저기서 별빛이 튄다는 것이 보고도 믿기지가 않았더랬다. 오이카와와 스가와라에게 막대를 하나씩 건넨 쿠로오는 주머니 속 라이터를 꺼내 끄트머리에 불을 붙였다. 곧 막대 끝에서 타닥대는 소리를 내며 불빛이 튀었다. 노란 별빛 같은 것이 타들어가는 것을 바라보던 셋은 그 행동을 두어번 쯤 더 반복했다. 마지막엔 막대가 두 개 밖에 남지 않아서 쿠로오는 오이카와와 스가와라에게 막대를 건네곤 호텔로 들어가버렸다. 스가와라는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고 불을 붙였다. 오이카와의 것에 불이 더디게 붙어 동시에 타들어가지 못했다. 사실 오이카와는 그 알량한 불빛 자체보다도 스가와라의 눈동자 속 빛에 더 관심이 많았다. 고개를 숙인 채로 스가와라는 입을 열었다.

   “어차피 금방 사라져버릴 거라면 예쁜 게 더 좋아요. 난 그걸 너무 일찍 깨달아버렸어.”

   곧 막대 끝 빛이 사그라들었고 오이카와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스가른 108차 전력<인간실격>




   “진짜, 정말 감사합니다.”

   오이카와의 인사에 남자는 별것 아니라는 듯 웃으며 대답했다.

   “감사는요. 도움이 필요하다면 돕는 게 맞는 거죠. 어디로 가는 길이었어요?”

   “원래는 뉴멕시코로 가는 길이었는데 그... 버려졌어요.”

   “버려졌다고요?”

   자신의 말에 놀란 표정을 짓는 스가와라를 보며 오이카와는 아주 대략적으로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말하는 도중에도 오이카와는 헛웃음이 나올 뻔한 것을 가까스로 억눌러야만 했다.

   “그러니까 전 일본에 사는 대학생이고요. 여행을 하려고 미국에 왔어요. 캘리포니아에서 가능하다면 뉴욕까지 횡단을 하려고 했는데... 며칠 전에 바에서 루트가 비슷한 사람을 만났어요. 같이 이동하면 돈도 아낄 수 있을 것 같았고 혼자 여행하자니 너무 심심할 것 같아서 차도 같이 렌트하고 뉴멕시코로 넘어가려고 했는데.”

   잠깐 잠든 사이에 날 아까 거기에 던져놨더라고요. 오이카와 본인이 말하면서도 기가 차는 이야기에도 스가와라는 진지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큰일 날 뻔했네요. 이 부근에선 흔한 수법이에요, 그거. 현금 많이 가지고 다니는 말 안통하는 동양인. 표적으로 삼기엔 딱이잖아요. 강도짓을 안 당한 게 그나마 다행인 거예요.”

   대충 예상은 했지만. 태워서 다행이다. 그렇지? 눈썹을 아래로 내리며 다행이라는 듯한 표정을 지은 스가와라는 운전석의 남자에게 조금은 애교스럽게 말을 걸었다.

   “그래서, 목적지는?”

   운전석에 앉은 남자, 쿠로오는 다 피운 담배를 버리고 창문을 닫으며 오이카와에게 물었다. 스가와라의 말에 대한 대답이 사라졌으나 정작 당사자들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했다. 오이카와는 갑작스런 질문에 조금 당황했지만 이내 쿠로오에게 대답했다.

   “일단 LA로 가야할 것 같아요. 그래야 뭐라도 할 수 있을테니까...”

   “LA라. 오랜만이네. 그렇지 않아? 마지막이 5년도 훨씬 넘은 것 같은데. 듣고 있어, 지니?”

   쿠로오는 이번에도 스가와라의 말에 대꾸하지 않았지만 꾹 엑셀을 밟으며 속도를 높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스가와라는 기분이 좋은지 흥흥 하고 콧노래를 부르다가 휙 고개를 돌려 오이카와에게 말을 걸었다. 지니라는 이름이 정말 지독히도 안 어울린다고 생각하던 오이카와는 순간 맞대지는 얼굴에 조금 당황해 몸을 뒤로 물렸다.

   “사실 얼굴만 보고는 좀 고민했어요. 그, 동아시아 쪽 사람인 건 확실한데 한국인이나 중국인이면 조금 어려울지도 모르니까. 나나 테츠로나 한국어나 중국어는 전혀 못하거든요.”

   “일본어를 써서 참 다행이네요.”

   “그러니까요.”

   제 시답잖은 대답에 웃는 얼굴이 참 하얗다고 오이카와는 생각했다. 언젠가 한번쯤 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소금사막을 사람으로 빚어놓은 듯한 느낌이라고. 희고 어딘가 반짝거리고 또 단단하지 않아 보였다. 아니 소금보다는 설탕 쪽인가.

   “나는 스가와라 코우시예요. 그쪽은?”

   “오이카와예요. 오이카와 토오루.”

   “멋진 이름이네. 잘 어울려요.”

   “그... 스가와라 씨도. 잘 어울려요.”

   고맙다는 말로 답한 스가와라는 쿠로오에게로 향하는 오이카와의 시선을 느끼며 본인 대신 그를 소개했다.

   “쿠로오 테츠로. 나랑 테츠는 형제지간이에요.”

   형제라는 말에 순간 큰 소리로 반문할 뻔한 것을 오이카와는 가까스로 참아냈다. 아주 짧은 시간동안 그들과 함께 있었지만 제가 본 스가와라와 쿠로오 사이에는 공통점이라고는 없었다. 생김새부터가 달랐고 애초에 풍기는 분위기 자체가 완전히 다른 두 사람이었다. 얼핏봐도 체구가 크지 않아보이는 스가와라에 반해 쿠로오는 상당히 키가 커보였다. 정말 형제가 맞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일었으나 물어보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는 생각에 오이카와는 주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아까는 지니라고 하지 않았어요?”

   “지니는 내가 지어준 별명이에요. 램프의 요정.”

   테츠는 내가 해달라는 일은 다 해주니까. 말하며 웃는 모습이 참 천진스러웠다. 이해했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는 오이카와를 보면서 스가와라는 쿠로오에게 질문을 던졌다.

   “해가 지기 전에 묵을만 한 데를 찾을 수 있을까?”

   “무리일 것 같은데. 아리조나 끝자락에는 모텔은 커녕 휴게소도 거의 없으니까.”

   “그럼?”

   “일단 오늘은 차에서 자야겠지. 오늘 밤새 달려도 괜찮은 데를 찾을 확률은 거의 제로야.”

   쿠로오의 말을 들으면서 오이카와는 제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음을 알았다. 서부 사막의 변두리에는 사람이 거의 살고있지 않고 지나가는 사람도 적었기에 모텔같은 것이 있기를 바라는게 이상한 일이었다. 끝도 없이 이어진 도로를 달리는 일은 보는 것만으로도 지긋지긋한 것이었지만 어느 누구도 그 지루함을 티내지는 않았다. 쿠로오는 거의 말이 없었고 오이카와도 처음 보는 사람들 앞에서 능청스럽게 먼저 말을 걸 성격은 아니었다. 가운데에 앉은 스가와라는 오이카와에게 몇가지 질문을 더하고 쿠로오에게 별 의미없는 농담을 던진 후 글로브박스에서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 영어 번역본이 아닌 일본어 판이었다.

   “꽤 우울한 책을 읽네요.”

   “어렸을 때에 고통은 더 큰 고통으로 잊으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어요. 그 이후로 이런 것들만 찾게 되더라고요.”

   뭐. 그렇다고 타인의 고통이 나의 행복이 되지는 않지만. 말을 마친 스가와라는 보고 있던 장에 손가락을 찔러넣은 후 맨 첫번째 페이지를 펼쳐 오이카와에게 내밀었다.

   “나 이 구절을 좋아하거든요. 여러 의미로.”

   부끄러움이 많은 생애를 살아왔습니다. 유명한 문장이었다. 다만, 그 구절을 좋아한다는 의미를 간파하기 어려워 오이카와는 고개를 끄덕이는 것 외엔 어떠한 동조도 쉽사리 할 수 없었다. 건들면 금이 갈 것 같은 설탕과자를 닮은 이 남자는 왜 그 문장을 여러 의미로서 좋아하는 것일까. 오이카와는 생각하기를 관두려 정면을 바라보았다. 아까까지만 해도 오이카와의 머리 위에 떠있던 태양은 점점 땅을 향해가더니 이제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칠이 거의 다 벗겨진 커다란 마트 광고판을 보면서 오이카와는 이 모든 상황이 마치 꿈 같다고 생각했다. 일본에서 멀쩡히 대학을 다니던 도중 술에 꼴아 비행기표를 예매하고 휴학을 하고 만료기간이 간당간당하게 남은 여권을 들고 비행기를 타고 미국에 왔다. 캘리포니아에서 아리조나로, 거기서 뉴멕시코로. 점점 동쪽으로 향해 마지막으로 뉴욕이나 플로리다에서 여행을 마치고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는 것이 오이카와의 계획이었다.

   하지만 계획은 한순간에 다 망쳐져버렸고 아리조나 사막의 도로 한가운데에 버려진 자신을 이 순진해 보이는, 일본어를 할줄 아는 남자와 그와는 하나도 닮지않은, 인상 썩 좋지않은 그의 형제가 이 연한 보라색 칠을 한 차에 태웠다. 어딜가나 똑같게만 보이는 서부의 풍경은 끝이 없었고 군데군데 서있는 키 큰 선인장은 어딘지 비현실적인 그 풍경을 어색하게 꾸미고 있었다.

   해가 거의 질 무렵에 쿠로오는 차를 멈췄다. 그가 차에서 내리는 것을 따라 오이카와가 밖으로 나왔고 스가와라가 그 뒤를 이었다. 형제는 익숙한 일인 듯 짐칸에서 간단한 조리도구를 꺼내 물을 끓였고 오이카와는 스가와라를 도와 의자를 꺼냈다.

   “의자에 여분이 있어서 다행이에요. 바닥에 앉아서 밥먹는 건 너무 서럽잖아요.”

   스가와라는 그렇게 말하며 쿠로오가 건넨 스프를 마셨다. 식사는 아주 단출했지만 꽤 맛이 있었다. 일회용 그릇을 대충 봉투에 집어넣고 의자를 접어 넣었다. 금새 아무런 흔적도 남지 않았다. 쿠로오는 장시간의 운전이 피곤했는지 곧장 차에 들어가 눈을 붙였다. 바로 잠이 오진 않을 것 같다는 느낌에 오이카와는 담요를 깔고 앉아있는 스가와라의 옆으로 다가갔다.

   “안 자요?”

   “잠이 아직 안 와서요. 오이카와 씨는요. 피곤하지 않아요?”

   “나도 아직 잠이 안와서.”

   오이카와의 말을 듣고 슬쩍 눈을 접어 웃은 스가와라는 이내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오이카와도 그에 따라 고개를 들었다.

   “변두리를 좋아해요. 사람이 없는 대신 별이 많아요.”

   그 말대로 하늘에는 별이 빽빽하게 차 있었다. 빛이라고는 한 점도 없는 곳이라 별이 더 밝게 보이는 것이라고 스가와라는 말을 덧붙였다.

   “아름답네요.”

   “그렇죠?”

   오이카와는 이 말간 얼굴의 남자가 꽤 들뜬 상태라고 생각했다. 아주 약간이지만 톤이 올라간 목소리하며 다리를 모아 무릎 위에 손을 올린 자세가 꼭 좋아하는 만화영화를 보는 어린아이 같았다. 오이카와는 별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했다.

   “아까는 정말 고마웠어요.”

   “뭐가요?”

   “차에 태워준 거 말이에요. 스가와라 씨가 태워주지 않았으면 캘리포니아는 커녕 아직 그 도로에서 벗어나지도 못했을 거예요.”

   “뭐 그런 걸 가지고. 나야말로 고마워요.”

   “뭐가요?”

   “테츠로랑 내 사이에 대해 물어보지 않아줘서.”

   담담한 말투로 나온 어딘지 민감한 주제에 예민하게 반응한 것은 오히려 오이카와였다.

   “놀랐었죠? 테츠랑 나랑 형제라고 해서. 다들 그래요. 우리가 무슨 범죄자라도 되는 것처럼 의심 가득한 눈으로 쳐다보죠.”

   여전히 조금 들뜬 듯한 말투로 물어오는 것에 오이카와는 사실대로 답했다.

   “조금. 형제일 줄은 몰랐거든요.”

   “이해해요. 내가 봐도 우리 둘 정말 안 닮았으니까.”

   스가와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입술을 몇번 달싹이던 스가와라는 오이카와의 얼굴을 마주본 후 별빛을 받아 빛나는 눈을 하고서 말을 이었다. 오이카와는 멍하게 그 얼굴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도 우린 형제가 맞아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내 혈육인 걸요.”

   어떤 답을 해야할지 몰라 가만히 입을 다물고 있는 오이카와를 보고 스가와라는 푸스스 웃었다.

   “다음번에 말해줄게요. 조금 더 함께 별을 보고, 밥을 먹고, 음악을 들은 후에 해도 늦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요.”

   짧게 대답한 오이카와는 다시 별을 보는 것에 집중했다. 태어날 때부터 도시에서 살았던 오이카와인지라 이렇게 밝고 많은 별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한참을 고개를 젖히고 있어 목이 아프다고 느껴질 쯤에 오이카와는 제 어깨에 무언가가 기대오는 것을 느꼈다. 당연스럽게도 옆에 앉아있던 스가와라였다. 어느새 잠들었는지 고른 숨을 쉬며 여전히 천진스런 얼굴로 눈을 감고 있었다. 무수히 많은 별 아래에서 제 어깨에 기대오는 체온. 오이카와는 문득 자신이 프랑스 소설 속 목동이 된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밝은 태양 아래서보다 별빛과 달빛이 비출 때 더 희어보이는 제 옆의 남자를 보고 오이카와는 그에게 아주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잘 자요. 스테파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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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파네트는 알퐁스 도데의 소설 <별>에 등장하는 주인집 아가씨의 이름입니다 :)



오이스가 전력 33회차 <장난>




   그러니까 시작은, 전혀 진지하지 않았다. 여느 때와 같은 장난이었다. 대학의 권태에 찌들어버린 오이카와는 2학년이 되던 해, 어디론가 떠나버리고 싶다는 말을 거의 숨 쉬듯 내뱉었고 맞은편에 앉아 슈크림을 털어 넣던 하나마키는 그쪽은 쳐다보지도 않은 채로 그러면 가라는 말을 심드렁하게 내뱉었다. 마츠카와와 이와이즈미는 애초부터 오이카와의 말에 반응조차 하지 않았다.

   “너 미국 가고 싶다며. 고등학교 때부터 그랬었잖아. 가. 저번 해에 아르바이트 하면서 모아둔 거 좀 있지않아?”

   “글쎄. 돈은 대충 있는데 막상 가자니......”

   “쫄았구나.”

   “겁쟁이네.”

   “입으로만 불평불만.”

   “저러는 거 하루이틀이냐.”

   이와이즈미의 마지막 말에 오이카와는 일종의 반발심 같은 것을 느꼈다. 그래도 나 한다면 하는 사람이라고. 일년이 넘도록 오이카와의 생활엔 아무것도 특별할 것이 없었고 그는 이런 나른함에 완전히 절어버린 참이었다. 새로운 게 필요해, 재밌던가, 아니면 이상하더라도 좋아. 오이카와의 머릿속에서 몇달간 떠날 생각을 하지 않는 것들이었다. 너 영어도 못하잖아. 바디랭귀지 몰라, 이와쨩? 야, 진짜 갈거면 나 면세점에서 담배 좀. 난 미국 과자. 친구들의 시답잖은 말에 오이카와는 앙칼진 체를 하면서 국물도 없다는 말을 했다. 사실 그 자체로서도 정말로 미국에 갈 생각은 없었다. 한 일주일간 고민하다가 결국 잊혀질 사안이었다. 오이카와는 생각보다도 훨씬 더 예민했다. 사진이나 텔레비전 속에서나 봐왔던 타국은 그에게 유혹적일지언정 진지한 고려의 대상이 되진 못했다. 그랬었다.

   아주 건전하게 카페에서 시작된 모임이 밥집을 건너 술집으로 흘러갔고, 장난처럼 시작된 게임에서 오이카와가 독박을 썼고, 주량을 훨씬 넘긴 탓에 제정신이 아닌 체로 미국행 비행기표를 끊었고, 다음 날 오후에서야 그 사실을 알아챈 이 일련의 사건들 중 하나라도 제 구실을 하지 못했더라면 오이카와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깨질 것 같은 머리를 부여잡고 먹다 남은 찌개를 데우고 매번 똑같은 버라이어티쇼를 보다가 그렇게 다시 잠드는 일상을 반복했을 것이다. 문제는 이 모든 일들이 지나칠 정도로 제 몫을 완벽하게 해냈다는 것이었다.

   오후 세시 경, 메세지 기록을 확인하던 오이카와는 십만엔 가까이가 출금된 카드사의 문자를 보았고 급히 기록을 확인했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이후에 온 문자를 보았다. 일주일 후 토요일 오후 8시 20분 출발. 한참을 입을 벌리고 문자를 쳐다보던 오이카와는 항공사로 전화를 걸어 티켓 취소에 대해 문의했다. 상냥한 목소리의 상담사는 전혀 상냥하지 않은 내용을 죽 설명했다. 위약금이 보통 돈이 아니었다. 표의 절반가격 쯤 되는 금액에 오이카와는 감사하다는 영혼 없는 말을 끝으로 종료 버튼을 눌렀다. 상황이 막상 닥쳐오자 오이카와는 신기할 정도로 낙관적이어졌다. 어떻게든 되겠지. 영어 몰라도 뭐, 그 느낌이라는 게 있잖아. 필. 그래. 여행이라는 건 확실히 사람 마음을 들뜨게 하는 부분이 있었다. 어제의 알콜전사들이 속한 단체 채팅방에 미국행 티켓을 끊었다는 말을 던져두고 오이카와는 텔레비전을 켰다. 사실 별 생각이 없었다. 학교에서 갑작스러운 휴학계를 받아주려나. 그정도였다. 이후의 일에는 많은 생각을 할애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이렇게 사막 한가운데에 남겨지는 것은 오이카와로서는 정말 완벽하게 당혹스러운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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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나가야 할지 감조차 잡히지 않는다고 오이카와는 생각했다. 분명히 차에서 잠깐 눈을 붙일 때까지는 이틀 전 바에서 만난 친구와 함께 고속도로를 질주하고 있었건만 엄청난 고통을 느끼고 눈을 뜬 후에는 이미 차는 저만치 멀어진 뒤였다. 인적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서부의 고속도로에 완벽하게 버려졌다. 불과 10초도 안되어 일어난 일이었다. 부랴부랴 확인해 본 지갑 안에 카드와 현금은 없었다. 비상금을 넣어둔 카드를 신발 밑창에 깔아놓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지만 여기선 그 돈조차 쓸 수 없었다. 한참을 멍하니 앉아있던, 더 정확는 널부러져 있던 오이카와는 아직도 얼얼한 엉덩이를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림자가 짧았다. 뒷주머니에 넣어두었던 휴대폰을 꺼냈지만 아스팔트에 부딪혀 액정이 고장난 것인지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었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 때문에 햇빛이 강하게 느껴져 인상을 찌푸렸다. 그 찌푸림에는 배신자에 대한 혐오와 배고픔에 의한 짜증 또한 섞여있었다. 끝도 없이 이어진 도로를 바라보며 오이카와는 이 상황을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를 생각해 보았다. 물론 떠오르는 것은 없었고 사실 있다 하더라도 그리 좋은 생각이 아닐 것임은 자신이 잘 알고 있었다. 그렇게 서있는 지도 30분을 훌쩍 넘긴 것 같건만 지나가는 차는 단 한 대도 없었다.

   “일단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움직여봐야 하려나.”

   가까운 곳에 작은 동네라던가 하다못해 휴게소라도 있을 확률은 제로에 가까워보였지만 가만히 서 있는 것 보다는 뭐라도 행동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고 오이카와는 생각했다. 미아가 되면 가만히 그 자리에 있으라지만 오이카와에겐 그를 데려올 보호자가 없었다. 아. 이와쨩 보고 싶다. 맛층이랑 맛키도. 오이카와는 터덜터덜 걸으면서 속으로 생각나는 노래를 불렀다. 걸어도 걸어도 똑같은 풍경에 질려버리지 않으려면 무엇이라도 해야했다. 흥얼대던 우울한 노래가 네번 쯤 바뀌었을 때 도로의 저 멀리서 점 같은 것이 나타났다. 좀 더 가까워졌을 때 오이카와는 그것이 연한 보라색으로 칠해진 캠핑카인 것을 알아챘다. 오이카와는 다른 생각을 할 여력도 없이 곧장 왼팔을 들고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이런 흉흉해보이는 도로에서 히치하이커를 태워줄만 한 자애로운 사람이 과연 남아있을까 하는 비관적인 생각이 떠올랐지만 혹시 지나친다면 달려가서 붙잡기라도 할 생각이었다. 연보라색 캠핑카는 다행스럽게도 오이카와의 앞에 멈춰섰다. 조수석의 창문이 천천히 열리더니 허여멀건한 얼굴의 동양인이 보였다. 운전석에 앉은 남자는 정면을 바라본 채로 담배를 피고 있었다. 묘한 색의 머리를 한 그는 이쪽으로 느릿하게 얼굴을 내밀더니 그 행동만큼이나 여유로운 어투로 말을 걸어왔다.

   “당신. 지금 도움이 필요한거죠?”

   오랜만에 듣는 일본어에 눈물이 날 뻔한 것을 둘째치고 오이카와는 그 남자가 자신에게 말을 한 것이 의외라고 생각했다. 창문을 열었다면 말을 걸어오는게 당연한 것임에도. 아니 의외였다기 보다는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다고 하는 것이 맞았다. 얼떨떨한 느낌 때문에 오이카와는 입을 뗄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

   “탈 거예요?”

   두번째로 말을 걸어온 덕에 오이카와는 이번엔 격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할 수 있었다. 남자는 슬쩍 웃더니 조수석의 문을 열어주었다.

   “어서 와요.”

   오이카와는 그 말이 차에 타는 것을 허락해주는 종류의 것보다는 귀환을 환영하는 상황에 더 어울릴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꼭 그렇게 말했다. 마치 자신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느리게 고개를 끄덕이며 오이카와는 차에 발을 올렸다. 그는 달빛처럼 웃었다. 인간 홀리는 장난을 즐겨하는 요정처럼. 자신이 하기엔 너무 감성적인 생각이었다는 걸 오이카와는 아주 나중에서야 깨달았다. 한낮의 만남은 그렇게도 비현실적인 데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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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그게(?) 맞습니다... 원제가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Galaxy니까 이 글은 The Hitchhiker's Guide To The West 정도 될까요. 이 시리즈의 제목들을 참 좋아해요. 능력만 되면 주제들로 해서 다 써보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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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무진장 늦었지만 장난이란 주제로 이게 딱 생각나버려서 철판깔고 지금 올려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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